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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터뷰> 인도여행, 나를 위한 일탈을 택한 하예찬님의 여행 인터뷰

작성자 : 커리어셀 작성일 : 2018-09-21 조회수 : 889



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열네 번째 인터뷰, 휴학 기간 동안 다녀온 7개국을 포함해 총 21개국을 여행해 온 휴학생 하예찬님 입니다. 한 학기 정도는 경쟁의 치열함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려 여행을 택하신 하예찬님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까요?




Q. 안녕하세요 하예찬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여느 대학생들과 다를 것 없이 학점과 스펙에 목숨걸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22살 휴학생 하예찬 이라고 합니다, 한 학기 정도는 스펙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일탈을 해보자는 뜻에서 과감히 휴학을 하고 현재 인도를 여행중입니다!



   
Q. 대학교를 휴학하고 현재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 중이신 것 같아요. 현재까지의 여정,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알려주세요!

현재 여행하고 있는 인도를 포함해, 유럽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21개국을 여행했습니다. 휴학기간 동안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인도 총 7개국을 94일동안 여행했습니다. 휴학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미리 학기중에 아르바이트와 공모전 상금으로 벌어놨던 돈으로 여행을 해야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였던 영국과 터키를 다시 여행해볼까 생각도 했었고, 요즘 뜨고있는 남미를 여행해보고 싶었지만 수중에 있는 250만원으로는 두 대륙중 어느곳도 여유롭게 여행 할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가깝고 저렴하면서, ‘나를 찾아 떠난 여행’ 이라는 저의 여행취지에 부합하다고 생각되는 동남아와 인도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종강을 한 날짜는 12월 15일, 첫 시작도시인 하노이로 떠나는 날짜는 2월 1일. 종강을 하자마자 한 달 반동안 남은 경비를 아르바이트로 벌기위해서 백화점 옷가게와 음식집 서빙 투잡을 하며 남은 경비를 충당했고, 2월1일 저는 첫 시작도시인 하노이를 떠나 7월 9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몇일뒤에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여행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제대 후에는 아웃티켓이 없는 정말 자유로운 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그 동안의 여행들은 아웃날짜와 도시가 정해져있어, 일정이 정해져있는 여행들이었거든요. 


인도 아그라 타지마할


인도 라다크

Q. 현재는 인도를 여행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인도로 여행지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비문제도 있지만, 어렸을때부터 인도에 대한 환상이 컸었어요. 유독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역사책을 펼때마다 봤었던 순백의 로맨스가 담긴 타지마할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타지마할을 직접 제 눈으로 보겠다는게 첫 번째 이유였죠. 그렇게 인도를 가겠다고 결심한 후, 정보를 수집하려고 ‘India’ 와 관련된 키워드를 신나게 구글링했어요. 검색을 해보니, 라다크라는 인도의 북쪽지역으로 가는 육로가 1년에 4개월만 열린다는 거에요, 사진을 보니 밤에는 별과 은하수가 쏟아지고, 제가 좋아하는 인도영화 ‘세 얼간이’ 의 마지막 엔딩장면의 촬영장소가 라다크 지역의 ‘판공초’ 더라고요. 이쯤되면 안갈수가 없겠다 싶어서 인도로 떠났습니다. 
   


Q. 인도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이유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주저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라다크 지역이요! 델리에서 마날리까지 17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또 마날리에서 레까지 1박2일의 버스를 타고, 5360m의 고지를 넘는다고 온갖 고산약을 먹어가며 힘든 여정을 보냈지만, 밤이 되면 제 눈앞에 별이 쏟아질 것 만 같았고, 은하수가 선명히 보였어요. 제 인생에서 그렇게 황홀했던 밤은 없었던 것 같네요. 태어나서 은하수를 처음 봤거든요. 밤에만 이쁜것도 아니랍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하늘과 그 아래로 넓게 펼쳐진 설산들. 아래지방보다는 좀 더 순수한 눈빛으로 여행자들을 바라봐주는 그 곳의 사람들. 인도하면 라다크가 제일 먼저 생각나요.

Q. 인도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곳 3곳만 추천해주세요! 이유도 함께 부탁드려요~
바라나시, 우다이푸르, 그리고 라다크 입니다! (라다크 진짜 많이 나오죠...) 

인도 바라나시

첫 번째, 바라나시는 인도라는 나라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사람과 신, 삶과 죽음, 동물과 인간. 서로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질적인 것들이 갠지스강이라는 신성한 곳에서 양립하고 있어요. 미로처럼 얽혀있는 골목골목은 여행자들의 오감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고요. 또 강가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의 모습은 바라나시를 못떠나게 만드는 이유중에 하나 인 것 같아요. 뭐랄까 이쁘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그런 아름다움이에요. 인도에서 가장 인도스러운 곳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바라나시라고 말할 것 같네요. 단, 우기는 피하세요! 똥물이 범람할테니까요...


인도 우다이푸르

두 번째, 우다이푸르에요. 우다이푸르의 랜드마크 격인 피촐라 호수주변에 흰색으로 된 건물들이 많아서 화이트 시티라고 불리는 곳이죠. 인도의 유명 신혼여행지 중 하나에요. 아침 8시반에 씻지도 않고,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호두파이를 시켰어요.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랜덤재생 시키는데, CHEEZE의 ‘Be There’ 이라는 노래가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귀를 간질이는 달달한 노래조차 어울리는 낭만의 도시였어요. 제가 느낀 인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노래였는데 말이죠. 없던 사랑의 감정마저 피어날 것만 같은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마지막으로, 또 언급하는 라다크에요. 저는 산이 초록색으로 된 산과, 눈으로 덮힌 순백의 설산. 이 두가지만 있는 줄 알았어요,
2주정도 라다크 지역을 여행하면서 여러 산들을 봤었는데, 산이 다 똑같은 산들이 아니라 고도마다, 토양의 성질마다, 그리고 지형마다 산의 모양이 천차만별이더라고요. 한번도 트래킹 경험이 없었던 저는 라다크에 다녀온 뒤로 제대 후, 남미와 네팔로 트래킹을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어요.이런 미친 풍경을 일상처럼 매일 느낄 수 있었던 그때의 시간이 너무 그립네요.



Q. 인도 여행 시 꿀팁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려요!

유럽이나 동남아를 여행할때는 주로 호스텔을 이용했었는데, 인도는 그곳들과는 다르게 아직 여행자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해서 호스텔보다는 싱글룸이나 더블룸에서 자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동행을 구해서 같이 룸을 쉐어하다 보니, 숙박비로 나가는 지출이 줄어들어 경비가 많이 절약됬어요. 

그리고 기차나 버스를 예약할 때도, 여행사에 커미션 주는 것이 아까워서 직접 기차역과 버스역에서 교통편을 예약했어요. 델리같은 대도시들은 여행자창구가 마련되어 있어서, 손쉽게 기차예약을 하실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본의아니게 한번씩 물갈이를 경험하게 될텐데요. 약을 한국에서 직접 사오시는 것보다, 현지에서 구매하시는게 약효도 좋고 더 저렴합니다! 또한 인도에 있는 모든 공영 병원은 진료비를 포함해 입원비, 약값이 모두 무료이므로, 너무 아플땐 약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병원에 가시는게 더욱 효과적입니다.




Q. 경제적인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셨는지, 어떻게 절약하셨는지 알려주세요!

휴학을 하면서 가는 여행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 않고 제가 벌어서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학기중에는 영어과외와 학교 기숙사근로를 하며 여행경비를 마련했고요. 방학에는 백화점 옷가게와 음식점에서 서빙을 하며 투잡을 뛰었어요. 힘들었죠, 그래도 몇 달뒤에 제가 있게 될 그 어딘가를 생각하게 되니까 조금씩 버티게 되더라고요. 일단 돈을 모으는 동안에는, 술자리는 웬만하면 뺐어요. 술을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새벽에 택시타고 집에 오는것까지 돈이 참 많이 깨지더라고요. 그리고 사고 싶은 옷이 있어도 참을 수 밖에 없었죠..
   
Q. 잊지 못할 여행의 추억, 에피소드 한가지만 얘기해주세요!

이건 인도에서가 아니라 터키에서의 일인데요. 제가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하고 있을 때, 군사쿠데타가 일어났어요. 쿠데타라 하면 유신정권에서나 일어났을 법한 일인데, 당황했죠. 물론 지금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이라는 걸로 판명이 났지만..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날, 저녁에 이스탄불에서 제일 높은 언덕에 위치한 쉴레마니예 모스크라는 곳에 올라가서 현지인 친구들이랑 야경을 보고 있었어요. 때 마침 비행기들이 연속해서 날라다니길래, 저희끼리 장난으로 ‘요즘 저가항공 사고가 많이 난다던데, 그런건가?“ 얘기하면서 웃고 넘겼는데, 알고보니 그 비행기는 쿠데타에 사용됬었던 전투기였고, 다음날 숙소앞에 슈퍼를 가려고 나오는 순간 길거리에 탱크들이 줄을 지어서 있더라고요, 무서웠죠.

 부모님은 얼른 귀국하라 하셔서, 귀국비행기를 알아보는데 4일동안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없다네요. 어쩔수없이 여행을 계속해야 됬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부에서 국민들의 민심도 잡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한달동안 택시와 시외버스를 제외한 모든 교통수단을 무료로 제공했어요. (덕분에 교통비가 많이 안들었다는...) 지금은 웃고 넘기는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조금 당황하기도 했었고 무서웠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입니다!



Q. 이번 여행을 통해서 얻은 것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되었나요?

도전할 수 있는 용기요. 사실 저는 폐수술을 두 번이나 경험했었기 때문에, 의사선생님은 제가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기압차이가 발생하면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럽에 여행을 갔을때도 그 흔한 스카이다이빙 한번 못해봤고, 인도일정을 짜면서도 네팔 트래킹은 엄두도 못냈어요. 사고가 날까봐, 무슨일이 생길까봐 도전도 안해보고 무서웠던 거죠. 근데 이상하게 라다크지역은 꼭 가보고 싶더라고요. 판공초도 보고싶고, 초모리리도 보고싶었어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도로인 5360m의 창라고개를 넘었는데, 이상하게 열도 안나고 어지럽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았어요. 물이 고산병예방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하루에 6L씩 꾸준히 물을 마셨어요,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행히 고산병이 안오더라고요. 막상 겁먹었던 그 장소에 내가 멀쩡히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별거 아닌일에 왜 이렇게 겁먹었는지. 그래서 전역을 하면, 유럽에 가서 못해봤던 스카이 다이빙도 도전해보고, 네팔과 남미에 트래킹을 하러 갈 생각이에요. 물론 여행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무언가를 도전할 때 겁부터 먹지말고 항상 용기를 내보려고요.



Q. 여행을 망설이는 분들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 sns를 보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예전처럼 가진자들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가 쉽게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취미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여행이라는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려 요즘 유행하는 YOLO라는 단어의 상징처럼 20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틀린게 아니라 각자 추구하는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누구는 여행길에 오르는 거고, 또 누군가는 여행길 대신에 다른 분야에 투자를 하는건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정말 가고 싶은데 단지 용기가 조금 부족해서 못떠나고 망설이신다면, 주저말고 떠나세요!! 떠난 그곳에서 그동안 감춰왔던 나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가 갇혀있는 우물에서 벗어나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저 점프 한번의 가벼운 용기면 되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