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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네 번째 인터뷰, 집순이에서 최고의 유럽 트래블러로 거듭난 박혜진 님입니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박혜진님의 여행이야기, 한번 들어보실까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안녕하세요 박혜진 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25살, 하지만 조금도 특별할 것 없고, 많은 20대 여성들과 똑같이 드라마에 울고 웃고, 예쁜 옷을 좋아하며, 먹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입니다. 조금은 마음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이긴 하지만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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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행을 다니기 전까지는 집순이였다고 하셨는데, 여행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사실 여행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밖에 돌아다니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했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그런데, 결정적인 계기는 사회복지현장실습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실습 동기 오빠가 한 분 있었는데 그 오빠는 아프리카에서 몇 개월 살다 온 분이었어요. 쉬는 시간마다 실습 동기 오빠가 들려준 아프리카 얘기 덕분에 여행을 결심했어요.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나는 그 대륙을 가보긴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해서는 ‘실습을 마치면 4학년인데, 4학년이면 취업 준비를 해야 하잖아!’라는 생각을 했고, 4학년을 마치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을 하고 나서는 그렇게 긴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제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그래! 지금이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저는 그 실습이 마치고 난 뒤 바로 학교로 달려가 휴학 원서를 제출했고, 4일 만에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여행자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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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여행지 중에서, 유럽여행을 중심으로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여행을 처음 마음먹게 된 계기는 아프리카 얘기를 듣고 나서였지만, 아프리카는 저에게는 조금 무서운 대륙이었어요. 그러던 중 어떤 사이트에서 유럽여행 동영상을 보게 되었고, 유럽이면 가볼 만하지 않나?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 여행으로 혼자서 4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었는데요. 다녀온 뒤 정말 혼자 울고 웃으며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아요. 조금 아쉽기도 했고요. 왜냐하면 그 많은 유럽 대륙 중에 전 겨우 7개국을 다녀 왔었거든요. 그래서 나머지 유럽 국가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곳에서 있었던 추억들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행복했던 제 모습들이 자꾸 생각나서, 그래서 너무나도 다시 가고 싶어 다른 대륙이 아닌 다시 유럽으로 향해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발칸 쪽 유럽까지 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어린 나이에 유럽여행을 자주 가는 건 경제적으로 부담이 클 것 같은데..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매우 크죠. 하지만 제가 여행을 결심하면서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은 절대로, 부모님께 손 벌리지 말자였어요. 그래서 여행에 사용한 경비는 모두 휴학하고 난 뒤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모은 돈이고, 한 달 150만 원 정도 월급을 받았었는데 거의 모두 저축했어요. 교통비도 안 쓰려고 집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알바를 구하고, 친구와 약속을 거의 잡지 않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어요. 정말 악착같이 모은 거죠.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느낀, 경비 절약 팁 좀 알려주세요!
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돈을 쓰는 것이 숙박, 교통, 식비인데요. 크게 얘기하면 버스 이용하기, 요리해먹기, 호스텔 사용하기에요. 우선 숙박은 당연히 개인룸(호텔)을 사용하게 되면 가격이 비싸져요. 그래서 저는 여행자들이 주로 가고 가격이 저렴한 호스텔을 이용했어요.
호스텔을 선정하는 데도 제 나름의 철칙이 있는데, 시내에서 되도록 2km 이내에 위치할 것(그래야 걸어 다니면서 교통비를 아낄 수 있어요.), 평점이 적어도 7.0 이상은 될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주방이 있는지 확인할 것!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은 대부분 비싸요. 하지만 그 도시의 마트에 가보면 정말 싸고 맛있는 양질의 요리 재료들이 널려있어요.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 먹으면 식비도 많이 절약되고, 요리를 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여행 얘기도 하고, 그렇게 친구도 사귀고 같이 놀기도 하는 거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버스 이용하기. 보통은 저도 그랬지만, 유럽 안에서 도시 이동을 할 때는 기차나 비행기를 많이 생각하고 이용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유럽은 생각보다 버스 노선이 정말 잘 되어 있어요. 가격도 기차표 값의 절반이 안 될 때가 많고요. 하지만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요. 보통 7-8시간 걸리는 구간은 아침 일찍 탈 때가 많았고 10시간 이상이 넘어가면 야간버스를 이용해서 버스 안에서 잘 수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숙박비를 아끼며 경비를 절약했었어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지는 어떻게 되시나요?
영국, 프랑스, 벨기에,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그리스, 그리고 다른 대륙인 인도까지 해서 총 23개국을 다녀왔고, 58개의 도시를 여행했어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여행지,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궁금해요! 각각 이유도 함께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가장 힘들었던 여행지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둘 다 같은 곳일 것 같아요. 인도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 나라였어요. 예전에 판공초가 배경이 된 세 얼간이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봤었어요. 인도에 가야겠다고 생각 한 뒤로 사진을 검색해서 보는데 우연히 판공초가 인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그곳에 가기 위해 델리에서 마날리까지 16시간의 버스를 타고, 다시 마날리에서 레까지 17시간 동안 지프를 탔어요.
여기서 버스와 지프를 그냥 타기만 했다면 저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을 거예요. 그 도로들은 모두 산길이었고 해발 5000m와 2000m를 넘나드는 구간들이었어요. 안 걸릴 줄만 알았던 고산병에 걸린 거죠. 진짜 너무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했는데 판공초의 풍경을 보고선 말문이 그대로 막혀버렸어요. 감탄만 내뱉었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게 간 곳이라 그런가 가장 힘들었지만 아주 강렬하고, 제 기억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에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혜진 님처럼 유럽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여행지 추천 좀 해주세요! 어떤 코스로 가면 좋을지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간 나라들 중 안 좋았던 곳이 없어서 그 많은 국가들 중 한 나라만 고르기가 참 어렵지만, 사람들이 어디가 좋았어? 어디로 여행을 갈까?라고 물어보면 저는 그리스라고 답해요. 저는 그리스에서 아테네, 산토리니, 자킨토스 이렇게 도시 3곳을 다녀왔는데 도시 3곳 모두 각각 분위기가 다르더라구요. 보통 휴양지는 비슷한 느낌들이 많거든요. 아테네는 도시가 약간 폐쇄적인 분위기이지만, 아크로폴리스를 봤을 때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요, 자킨토스는 쉽렉 뷰포인트도 좋았지만 항구가 정말 조용하고 여유로워서 좋았고, 산토리니는 하얀색 집들이 모여 있는 이아마을이 정말 예뻤어요. 또 흔히 말하는 인생 샷을 건지기에도 참 좋고요. 도시 3곳 다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그리스를 여행하게 된다면, 아테네, 자킨토스, 산토리니 순으로 여행을 하고 또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그리스의 숨은 섬들까지 여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사진제공 - 박혜진 님
Q.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면, 그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느끼는 점도 많아질 것 같아요. 혜진 님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여행이란, 제가 할 수 있는 일탈 중 가장 건전한 일탈이에요. 처음에 여행을 떠나겠다고 부모님께 선언(?)을 했을 때, 아빠는 허락하지 않으셨고, 정말 의아해하셨어요.
‘니가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땐 겨우 23살,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부모님의 말에 반박을 한다거나, 안된다고 말하는 부모님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울면서 장문의 편지까지 보내고, 엑셀 파일로 제 계획을 정리해서 보여드리곤 허락을 받았었죠. 그만큼 저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한 틀에 저를 가둬놓고 살았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대학을 가야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취업을 해야 하고, 그리고 당연히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우연히 가게 된 여행으로 인해서 세상의 수많은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다른 얘기들을 들으면서 그 틀 속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해질지에 대해, 그리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그로 인해서 지금은 말하기 조금 부끄러운 큰 꿈이 생기기도 했고요. 이 정도면 좀 더 저질러도 되는 건전한 일탈 아닐까요. 저는 방황하는 것이 아니고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니까요.
사진제공 - 박혜진 님
사진제공 - 박혜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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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혜진 님도 막상 여행을 가기 전에는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여행을 떠나기 전의 혜진 님과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릴게요!
요즈음 저처럼 휴학을 하고 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아마 그들과 저의 생각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의 머릿속의 두려움은 딱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휴학으로 인해서 남들보다 1-2년이 뒤처진다는 것, 그래서 그것으로부터 오는 초조함이었어요. 물론, 너 좋자고 떠난 건데 그건 당연히 감수해야 하지 않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1-2년이 뒤처진다는 게 얼마나 큰지 다들 알고 있잖아요. 저도 두렵지 않았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겪었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제 자신을 믿었어요. 나 아니면 이 일은 해결되지 않아. 어떻게든 방법은 있을 거야.라고 가장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 생각을 평소의 생각과 행동에도 녹였어요. 1-2년 늦지만, 분명 저는 제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또 열심히 노력한다면 어떻게든 방법은 있을 거라고, 그리고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가에 대한 두려움이었어요. 사실 유럽여행을 초록색 검색 창에 치면 소매치기에 대한 글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저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보고했는데 결론적으론 저는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하나도 안 위험해요. 당신도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정말로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고, 가지 말라는 곳 가지 않고, 꼭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을 잘만 지킨다면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것만 생각해요.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며 긴장은 하되 걱정은 하지 말기.’
이상 유럽여행 끝판왕, 트래블러 박혜진님의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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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더유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