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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터뷰>가장 보통의 대학생, 이다솜

작성자 : 커리어셀 작성일 : 2018-10-01 조회수 : 728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긴장된다. 적절한 매너와 과하지 않은 호응, 괜찮은 음식과 산만하지 않은 분위기. 긴장을 설렘과 흥미로 바꾸기 위해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터뷰관련 책을 읽는 것부터 장소를 물색하기까지 만만의 준비를 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명랑하게 근처 카페베네로 이끄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얼굴 한 번 제대로 본적 없는 사이었지만, 친해지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대학생끼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통하는 것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짐작할 수 있는 고민과 일상. 동시대에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사뭇 비슷하다.



그럼에도 고민을 풀어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복수전공, 대학생 감정노동 등 주로 대학생의 이야기를 써왔던 그이기에 그만의 신념은 무엇인지 더욱 궁금했다. 같은 학년이지만 나와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을 이다솜을 만나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22살 이다솜입니다.” (웃음)

 


원래는 법학과로 입학했다고 들었어. 전과하게 된 이유가 뭐야?



“입학할 때도 법학에 뜻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어. 여느 수험생들이 그렇듯 성적이랑 뽑는 인원수를 고려해 입시전략으로 법학과를 선택하게 되었거든. 전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공 학점 이수량 때문이야. 법학과가 타과에 비해 들어야하는 전공이 많아. 1학년부터 3전공씩 들어야 하고, 학년이 올라가면 6~7전공을 들어야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더라고. 교양 들을 여유도 없었다고 하면 얼마나 힘들었는지 감이 오려나? 1학년 1학기 끝나고 휴학을 했고, 고민 끝에 전과를 결심했어.”

 


많은 학과 중에 특별히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어?



“어떤 과를 선택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우리 학교엔 사회학과가 없었거든. 대안으로 비슷한 계열의 전공 수업을 고루 들어봤어. 신문방송학과 역시 관심이 있었는데 내 생각이랑 수업 내용이 너무 달라 선택에서 제외했어. 결국 차선으로 정치외교학과를 고르게 되었지.”

 


긴 고민 끝에 결정했네. 어렵게 결정한 지금 전공에는 만족해?



“분명 법학과 보다는 만족스러운 것 같아. 전에 비해 즐겁게 공부하고 있어. 다만 정치학의 비중이 큰 줄 알았던 생각과는 다르게 국제사회나 외교를 주로 다루어서 아쉬운 면이 있지.”

 


그렇구나. 대학생활에서 전공 수업 못지않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방학’아닐까 싶어. 이번 방학 동안의 생활은 어땠어?



“우선 여행을 두 번 갔다 왔어. 속초로 1박 2일 여행을 가고, 나머지 한번은 내일로로 일주일 정도 다녀왔어. 처음 내일로 가는 사람들의 정식코스인 ‘부산, 통영, 순천, 전주, 여수’를 선택했지. 특히 여수 돌산대교 앞에서 듣는 ‘여수 밤바다’는 정말 낭만적이었어. 여행 준비할 때부터 기대했었는데 직접 들으니 역시 좋더라고.”

 


보통 1학년 때 내일로를 많이 가는데 올해 다녀온 점이 특이하네. 특별히 올해 가게 된 이유가 있어?



“별다른 이유는 없어. 1학년 땐 내일로에 대한 환상이 없었어. 다녀온 사람들이 힘들다고 투덜거려서 오히려 기대가 반감되었던 것 같아. 올해 친구들하고 시간이 맞아 운 좋게 다녀오게 되었어.”

 


여행 이외의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궁금해. 평소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이야?



“얼마 전까지 마사회에서 일했어. 반년 전쯤 신청하고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왔더라고. 나도 경황없이 시작하게 되었지.”

 


마사회 일이 쉽고 시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지 않아? 실제론 어땠어?



“그런 말을 자주 들었는데, 너무 억울한 거 있지? 꼭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 실제론 정말 힘들었거든. 하루 종일 10시간 정도 일했어. 별도의 식비 없이 하루에 6만원 정도 받았으니 특별히 시급이 높지도 않았지. 가장 힘든 건 응대하는 소비자들의 태도였어. 진짜 별별 욕을 다 들었거든. 업무는 입장권 파는 일이었는데 ‘빨리 해달라’, ‘왜 표를 한 장만 파냐’, ‘할인 안 해주냐’란 이유로 온갖 욕을 다 들었던 것 같아. 특히 암표 때문에 표를 여러 장 사시려는 분들이 있어 난감했지.”

 


짧다면 짧은 방학을 알차게 보냈네. 알바와 여행 모두 대학생들의 방학 희망 리스트 1순위잖아.



“아르바이트는 항상 하고 있어서 나에겐 방학만의 일은 아닌 것 같아. 사실 다이어트도 하려다 실패하고(웃음), 고학년이라 취업준비도 해야 했는데 막상 시작 하진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었어.”

 


아르바이트를 계속 해왔었구나. 네가 썼던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감정노동 관련 글을 읽었었는데, 그간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주제를 선정하는데 나의 경험이 반영된 것은 맞아. 내가 나를 인터뷰할 순 없으니,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지. 대학생에 관련해서 크게 복수전공과 감정노동 기사를 썼는데, 실제로 아르바이트도 오래했고 경영학과 복수전공을 하고 있기도 해.”

 


기사를 읽으면서 기자가 취재원과 동화된 듯 한 인상을 받았는데, 근거가 있는 느낌이었구나. 그렇다면 최근 ‘대학생 이다솜’이 관심 있는 것은 뭐야?



“고학년이라 아무래도 취업문제가 신경이 쓰여. 처음엔 기자가 되고 싶어 YeSS에 들어왔었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아. 영화 평론이나 배급분야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알기가 어려워서 선뜻 나서기가 어렵더라고. 대학와서 오히려 진로에 대한 열정이 옅어진 것 같아. 뭘 할 수 있는지, 뭘 잘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같기 힘든 시기라 생각해.”



 
스스로를 계속 ‘고학년’이라 지칭하는 것이 안쓰럽기도, 공감가기도 해. 진로 선택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단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와 같은 고학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어?



“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란 얘기를 하고 싶어. 전과를 고민하면서 한 학기를 휴학했을 때, 뒤쳐진다는 생각으로 무척이나 불안해했었던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놀고 싶을 때 놀고 쉬고 싶은 때 쉬는 것도 대학생의 특권이라 생각해. 쉰다는 것을 도태되는 것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앞에서 기자가 되고 싶어 YeSS에 들어왔다는 얘길 했는데, 지원하게 된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어?



“언론 분야에 관심이 있어 여러 대학생 기자단을 찾아봤고, 그 과정에서 YeSS를 알게 되었어. 특별히 YeSS를 지원하게 된 이유는 내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야. 다른 기자단들은 기업 홍보를 위해 기사쓰는 것을 주로 하더라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들의 절박한 마음을 ‘스펙’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싫었어. 그 점에서 YeSS는 다른 기자단과 달랐어.”

 


YeSS에 들어온지도 약 반년정도가 되었겠네. YeSS에 들어오고 나서 일상생활에서 어떤 점들이 바뀐 것 같아?



“평소에도 어떤 기사를 쓸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떠오를 때마다 핸드폰에 적어 놓곤 해. 별 생각 없이 흐르는 대로 살았다면 지나쳤을 소소한 것들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게 돼.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자세히 관찰하게 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

 





 


YeSS에 들어오게 된 이유도 비슷하고, 학년도 같아 그런지 답변에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늦깎이 신입생을 위한 조언을 부탁해도 될까?



“글 쓰는 걸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 역시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기사나 리뷰를 완성시켜 놓고 보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나도 아직 극복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기 어렵지만, ‘글 쓰고 평가 받는 것을 두려워 하지마라’고 말해주고 싶어. 글에 대한 자신감은 YeSS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인 것 같아.”

 


인터뷰 내내 나에 대한 취재원의 역질문이 쏟아졌다. “이건 네 인터뷰인걸”하고 고사해도 “재밌잖아!”하며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진로 얘기를 할 땐 한없이 답답했던 표정이 최근에 봤던 영화 얘기를 하거나 내 시시콜콜한 얘기를 들을 때면 환해졌다.

 


스스로가 어떤 대학생 같냐는 질문에 “평범한 대학생인 것 같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사람보다 별나게 잘난 점도 없지만, 큰 위기 없는 삶을 살고 있기에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공 전과 후 복수전공을 하고 주차관리, 마트, 마사회 등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섭렵한 그의 삶도 평범한 것이 되었다.

학점, 전공, 아르바이트, 진로 등을 고민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해 나간다.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대학생들은 한편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삶을 만들어간다. 나는 오늘 가장 평범한, 그러나 가장 특별한 ‘대학생 이다솜’을 만나고 왔다.

 




송은하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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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eSSian 인터뷰] 가장 보통의 대학생, 이다솜|작성자 지속가능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