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시기마다 좋은 교재를 사주기도 하고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찾죠. 또, 두뇌 회전에 좋다는 영양제나 음식 등을 찾아 먹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은 아이의 학업과 성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능이나 환경적 요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조절력’입니다. 자기조절력이란 특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즉각적인 만족감이나 유혹을 누르고 자신을 절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사실 학업 과제 수준이 높지 않은 어린 시절에는 타고난 지능이 뛰어나거나 좋은 학습 환경의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성적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학년이 되어서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자기조절력’이 뛰어난 경우입니다. 실제로 자기 조절력이 아이들의 학업 성과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연구 사례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자기조절력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실험으로 ‘마시멜로 실험’을 들 수 있습니다. 1966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미셸 박사가 4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선생님이 아이에게 마시멜로가 담긴 접시를 보여주고, 지금 당장 먹으면 한 개를 먹을 수 있고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15분간 먹지 않고 기다리면 두 개를 먹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이후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을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선생님을 끝까지 기다렸다가 2배의 마시멜로를 먹게 됩니다. 연구팀에서 이 아이들을 추적조사 해 본 결과 미국 수학능력평가(SAT)에서 평균적으로 210점이나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 조절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학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마시멜로 실험 이후에도 여러 유사한 연구들에서 자기 절제를 실천할 수 있는 아이들은 여러 유형의 중독에 빠질 위험이 적고 평균연봉 수준이나 삶의 질도 높다는 결과들이 속속 도출되었습니다. 즉, 자기조절 능력은 아이의 학업 성적뿐 아니라 ‘얼마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아이에게 중요한 자기조절력,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아이의 자기조절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절제를 통한 성취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어떠한 목적을 위해 참고 견뎠을 때 더 큰 보상을 얻는 경험을 해본 아이들은 다른 유사한 상황을 만났을 때 더 쉽게 참고 견딜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평소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제시한 보상에 대해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약속된 보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참고 노력했는데도 결과적으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자기조절에 대한 의지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가 견딜 수 있을 만한 쉬운 과제부터 제시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지켜 아이가 성취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이러한 자기조절력은 부모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행동이 믿을만하다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무려 네 배 이상의 시간을 참고 기다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절제력 있는 아이의 뒤에는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준 부모나 교사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높은 지능이나 양질의 학습 환경도 학습의 효율을 높여줄 수 있지만, 직접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아이의 절제력과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들은 아이의 학습 환경을 만드는 데만 너무 집중하시기보다 아이가 절제를 통해 작은 성취의 경험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셔야 한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