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락을 바란 건 결코 아니다. 만나지 않는 동안엔 각자의 삶을 사니까. 회식을 하거나 회의를 하거나, 혹은 부모님이나 친구를 만나거나... 나도 바쁠 때가 있으니, '바빠서 연락 못했어'란 말은 이해한다. 아니, 어떻게 보면 '이해 하는 척, 내 감정을 눌러왔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바빠 본 적이 있어. 나도 바빠.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널 생각하고 연락을 해.
네가 굳이 먼저 말해주지 않는다면 캐묻지 않는다. 묻지 않는 편이 네가 편할 거라 생각했고, 내 나름 '쿨한 연애'라며 내 감정을 애써 포장했던거다. 참고 또 참아가며.
혹자는 집착이라고 날 나무랄 때도 있지만, 글쎄. 정말 그럴까? 평소에 얼마나 자유로운 삶을 살아왔길래, 이정도의 연락을 집착이라 단정하지? 사랑하는 사람이 뭘 하는지 궁금한게 당연한 거 아닌가?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면 연락 부분에선 일찌감치 포기했을텐데. 예전의 넌 그렇지않았다. 어딜 가든, 누구와 무얼 먹든, 먼저 시시콜콜 이야기해줬다. 난 그런 네가 반가웠고, 일상을 공유하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보냈었다.
오늘도 난 네 연락을 기다린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이렇게 계속 만나야하나, 아님 헤어질까? 다시 예전처럼 될 가능성은 없을까? 서운하다고 말하면 고쳐줄까? 내가 좀만 더 참고 지내면 괜찮지않을까? 고민을 하면 뭐하나. "내일 보자"는 네 연락 한 통에 고민은 사라진다. 그래서 내일도 을, 결국 을. 사랑해서 지고마는 을로 살아간다
을의 연애
저자을냥이
출판생각정거장
발매2018.08.08.
이 포스팅은 <을의 연애>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재구성했습니다. 도서의 실제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