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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일본에 설욕? 존중하는 마음으로"…12년 만에 정상 도전 남자 검도[세계검도선수권]

작성자 : 커리어셀 작성일 : 2018-09-14 조회수 : 796

 

남자 검도대표팀의 선수들이 시흥 경기도검도수련원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시흥=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한국 남자 검도대표팀은 3년 전 일본 도쿄 ‘무도의 성지’로 불리는 부도칸(武道館)에서 흘린 눈물을 잊지 않는다. 세계선수권 16회 대회에 나선 남자 검도대표팀은 ‘종주국’ 일본과 단체전 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논란에 휩싸이며 아쉽게 준우승했다. 2006년 대만 대회에서 이 종목 우승을 경험한 ‘백전노장’ 이강호(40·구미시청·7단 연사)를 비롯해 장만억(29·구미시청·5단), 박병훈(33·용인시청·5단), 조진용(28) 등이 서로에게 미안해하며 한쪽 벽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머금고 남자 검도는 더 강해졌다. 1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막,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타도 일본’을 외치고 있다. 두 번의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있다. 박경옥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개막 하루 전까지 경기도 시흥에 있는 경기도검도수련원에서 최종 담금질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박 감독은 “선수 자원이 풍부한 일본 검도는 발이 빠른 젊은 선수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며 “상대를 의식하고 조급하기보다 오로지 한국 검도의 색깔을 펼치겠다는 일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세가 두드러진 국제 검도계에서 ‘추격자’ 구실을 하는 한국 검도가 빛을 보려면 확실한 경기력 외엔 답이 없다. 3년 전 도쿄 대회를 경험한 이강호, 장만억, 박병훈, 조진용 뿐 아니라 이진영(33·부천시청·5단), 주연우(31·달서구청·5단), 최형준(30·달서구청·5단), 유형준(28·인천시청·4단), 이창훈(24·구미시청·4단), 박인범(23·광명시청·3단) 등 10명의 남자 국가대표 검객은 “자기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겠다”고 입을 모으며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부는 대회 첫날인 14일 개인전이 열리고 마지막 날인 16일 단체전을 치른다. 개인엔 박병훈, 조진용, 장만억, 이진영 4명이 출전한다.
 

검도대표팀 장만억이 10일 시흥 경기도검도수련원에서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무엇보다 남자 단체전은 ‘세계선수권의 꽃’으로 불린다. 이전 16차례 대회에서 일본이 유일하게 다른 나라에 우승을 내준 종목 중 하나다. 12년 전 대만 대회에서 이강호가 뛴 한국이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일본 검도가 다시 정상을 지켰다. 세계선수권만 6번째 출전하는 ‘주장’ 이강호는 “지난 도쿄 대회를 마지막으로 여겼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유쾌하게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전 중견으로 나선 박병훈은 대회 전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했지만 쇼다이 마사히로와 맞대결에서 애매한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손목치기 패배를 당했다. 그는 “그땐 억울했지만 결국 내가 상대에 그런 기회를 내준 게 문제라는 것을 배웠다. 이젠 기회조차 내주지 않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대회마다 불거지는 편파 판정 논란을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박병훈은 “항상 일본하면 유리한 판정이나 텃세 등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우리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내려놓는 마음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천시청 소속인 유형준은 지역에서 세계선수권을 데뷔하게 된 것에 얼떨떨해 하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 생즉사’의 이치로 뛰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지난 대회 개인전 3위를 차지한 장만억은 “입상해야 본전이라는 부담도 있지만 지난 대회의 경험을 살려 더 높은 곳에 서겠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4회 경력을 자랑하는 조진용은 “지난 대회와 다르게 이번엔 군 복무 중 출전하게 돼서 훈련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최근엔 주말 휴식도 반납하면서 운동했다. 이번 기회를 잘 살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아빠가 된 이진영은 “대표팀 훈련 일정으로 아내가 홀로 육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이번 대회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연우는 “세계선수권은 우리가 흘린 땀을 보상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고 이창훈은 “처음엔 잘 몰랐는데 함께 훈련하고 도복에 새겨진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국가대표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출처 스포츠서울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468&aid=0000426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