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셀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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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가을에 생각나는 영화속 명장면과 OST

작성자 : 커리어셀 작성일 : 2018-09-20 조회수 : 903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올여름 무더위는 지나가고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평소보다 구름이 다섯 뼘 정도 높이 있고 아침저녁으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가을을 실감 나게 하는 요즘입니다. 

 

계절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한 저는 가을이 찾아오면 많은 것들이 생각이 납니다. 높은 하늘, 단풍, 추석, 잠자리, 독서, 억새풀, 옛사랑, 가을 탄다, 멜로 영화 등등. 

 

여러분들은 가을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 한 편이 생각나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을 하면 떠오른다는 멜로 영화. 그중에서 내 마음대로 선택한 멜로 영화 다섯 편의 명장면과 OST를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1. 냉정과 열정사이 (Between Calm And Passion, 2001)  ♬ What a Coincidence - Ryo Yoshimata

 

 

 

먼저 처음으로 선보일 영화는 <냉정과 열정사이>입니다. 이탈리아 중부 도시 피렌체를 배경으로 두 남녀 쥰세이(다케노우치 유타카)와 아오이(진혜림)의 10년에 걸친 러브스토리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쓴 소설이 원작으로, 소설 못지않게 영화도 반응이 좋았던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는 소설에서는 담아내지 못했던 아름다운 배경을 피렌체, 밀라노, 도쿄에서 감성 가득하고 정밀하게 담아냈습니다. 

 

 

♬ What a Coincidence 듣기 「아오이가 쥰세이의 편지를 읽으며 회상하는 장면」

 

 

영화 속에서 아오이가 쥰세이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 추억에 잠깁니다. 과거에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미래를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때 흐르는 음악은 영화나 드라마, 광고음악에 주로 참여하고 있는 일본인 뮤지션인 요시마타 료(Ryo Yoshimata)의 'What a Coincidence'라는 곡입니다. 

 

이 음악 이외에도 아일랜드 출신의 가수 엔야(Enya)의 'Wild child', 'Book of days' 같은 다수의 명곡이 삽입되어 있어 영화보다도 OST가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2. 클래식 (The Cassic, 2002)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김광석

 

 

 

 

 

두 번째는 곽재용 감독의 영화 <클래식>입니다. 조승우와 조인성, 그리고 손예진이라는 최고 스타들을 캐스팅해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입니다. 

 

곽재용 감독은 전작 <엽기적인 그녀>가 대히트해서 이 영화가 출시되기 전에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고 했었지만, 결과는 100만 관객을 동원하여 그 당시 멜로 영화 기준 히트 관객수인 100만을 넘어선 영화가 되었습니다.

 

준하(조승우), 주희(손예진), 상민(조인성) 이 셋이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치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우연히...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이루어질 사랑은 이루어진다.'라는 영화 속 명대사처럼, 어쩌면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으로 찾아오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옛 추억이 떠올랐던 영화 클래식입니다.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듣기 「눈이 먼 준하와 주희가 재회하는 장면」

 

준하는 월남전에 참전하여 눈이 먼 사실을 주희에게 들킬까 봐 만나기 하루 전에 카페에서 예행연습을 합니다. 카페 안 물건들의 세세한 위치 파악과 주희를 보면 하고 싶었던 대화와 몸짓들. 하지만 카페에서 한 아이의 장난으로 주희가 준하의 눈이 먼 사실을 알게 되자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명장면입니다. 

 

이때 흘러나오는 노래는 김광석 4집 <네 번째>에 수록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입니다. 이 외에도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등등 가슴을 울리는 노래들이 OST에 많이 참여했던 영화였습니다. 

 

 

 

 

3. 건축학 개론 (Archtecture 101, 2012) ♬ 기억의 습작 - 전람회

 

 

 

 

세 번째는 보고 나면 첫사랑이 생각나는 영화, <건축학개론>입니다. 관객 수가 무려 400만이 넘었던 대히트작!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멜로 영화 중에 최고를 뽑으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겠습니다.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불현듯 떠오르는 첫사랑의 추억. "그때는 왜 이렇게 어설펐을까?", "내가 그때는 어설펐지만, 지금은 달라졌어." 하지만 그때의 미성숙했던 행동들도 세월이 지나면 모두 다 행복했던 기억들. 그래서 청춘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지나간 첫사랑은 소중한가 봅니다. 

 

 

♬ 기억의 습작 듣기 「승민과 서연이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듣고 있는 장면」

 

영화 속 승민(엄태웅)과 서연(배수지)이 서로의 속마음을 숨긴 채 만남을 이어가다가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그 징검다리 역할은 다름 아닌 낡은 시디플레이어와 전람회 1집 시디. 극 중에서 서연이 처음으로 가족사를 얘기한 장면. 여자들은 정말 친한 사람이 아니면 이러한 속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장면이 처음으로 서연이 승민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 마주 보는 장면. 그리고 높은 곳에서 먼 곳을 고요히 서로 응시하는 장면에서 전람회 1집 <Exhibition> '기억의 습작'이 잔잔히 흘러나옵니다.

 

 

 

4. 접속 (The Contact, 1997)  ♬ A Lovers Concerto - Sarah Vaughan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영화는, 이제는 주말의 명화에서나 나올 만한 고전 명작 <접속>입니다.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으로 나와서 히트했던 영화. PC 통신으로 인터넷 채팅을 했던 세대들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하루하루를 무미건조하게 보내던 동현에게 불현듯 나타난 수현. 서로의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인터넷 채팅으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확인하며 끝내 만남이 이루어지는 영화입니다. 

 

어느 누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이별에서 느끼는 슬픔은 때로는 혼자서 극복하기도 하지만, 그 슬픈 마음을 같이할 수 있는 상대가 있어 서로에게 위로받고 치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가 갖는 또 다른 매력은 90년대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90년대 후반에 서울의 거리와 패션, 소품, 유행어 등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당시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의 실연과 방황 그리고 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수작입니다.

 

 

♬ A Lovers Concerto 듣기 「동현과 수현이 처음 만나는 장면」

 

영화에서 동현(한석규)과 수현(전도연)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 사라 본(Sarah Vaughan)의 러버스 콘체르토(A Lovers Concerto)가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곧 엔딩이 됩니다.

 

여러 번 외화에서도 주제곡으로 사용했던 'A Lovers Concerto'는 사실 바흐(Bach)의 '미뉴에트(Minuet)'가 원곡입니다. 원곡을 팝으로 번안한 곡입니다. 이 노래는 영화와 함께 큰 히트를 하여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OST 앨범이 70만 장 팔리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5.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 ♬ A Waltz For A Night - Julie Delpy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리처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의 비포 선셋(Before Sunset)입니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운명적인 하루를 보낸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는 9년 만에 파리에서 재회합니다.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이트) 중에서 저는 두 번째 작품인 비포 선셋을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유는 셋 중에서 OST가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 A Waltz For A Night 듣기 「셀린느가 제시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

 

 

엔딩 장면에서 셀린느(줄리 델피)가 제시(에단 호크)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입니다. 셀린느의 모습에 연신 흐뭇한 표정을 짓는 제시. 그러한 그를 보며 쑥스러운 듯이 노래를 하는 셀린느. 

 

그 둘의 모습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 관객들. 마지막 장면 하나가 영화의 모든 것을 대변해 주는, 엔딩이 정말 끝내주게 멋있었던 영화 비포 선셋(Before Sunset)이었습니다.

 

 

출처 컬처블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663503&memberNo=35096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