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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피아니스트 김선욱,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

작성자 : 커리어셀 작성일 : 2018-09-20 조회수 : 491

[위드인뉴스 문자영]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늘(14일) 오전 10시, 다음달 9일 서울 리사이틀 공연을 앞두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기자간담회가 문호아트홀에서 열렸다.

모차르트 소나타를 첫 곡으로 베토벤과 드뷔시, 브람스의 청년 시절을 엿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된 이번 리사이틀에 대한 문답이 이어졌다. 

김선욱은, “독주회는 연주자와 청중간의 직접적인 소통이다. 온전히 나만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 자유롭다. 옛날부터 피아노 한 대가 있는 무대의 미장센을 좋아했다. 이번 리사이틀을 위해 나와 같은 나이대의 작곡가들이 썼던 곡들을 찾아봤다. 이 곡들로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스토리텔링, 본인의 리사이틀 구성에 어떤 의미가 있나?
김선욱(이하 김): 악보는 하나지만 해석은 천차만별이다. 한 곡을 두고도 연주자에 따라 화려함을 강조할 수도, 서정성 혹은 구조의 특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연주자의 색깔을 입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연주자의 숙명이다. 

이번 리사이틀 준비를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점?
김: 작곡가와 연주자는 분리되어 있다. 나무의 나이테가 늘 듯이 연주자도 마찬가지로 작곡가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알아가는 게 많을수록 표현의 절제도 하게 된다

▲드뷔시의 '달빛' 연주

모차르트 소나타를 첫 곡으로 연주하는 이유?
김: 프로그램을 짜는 데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 시대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밝고 아름답고 화기애애한 곡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어서 오세요. 한 번 들어보세요.’라고 말하는 곡이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곡을 첫 곡으로 연주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깨끗하고 흠 없는 곡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건 어렵다. 리사이틀 두 시간 안에 클래식 음악이 연주자의 필터링을 거쳐 하나의 스토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프로그램 작곡가들과의 공통적인 정서를 찾았나?
김: 모차르트는 너무 짧은 생을 살았기에 제외한다. 인간으로써 인생의 절반에 와 있다는 건 뭘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베토벤 전곡 연주를 했을 때 작곡가의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사조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에 연주하는 17번 템페스트는 그 과도기에 있는 작품이다. 소리의 오브제로써의 음악이 아니라 글을 가지고 음악을 만든 소나타다. 말기 소나타에 비해 함축이고 직접적이다. 베토벤은 중기에 이러한 시도를 했다. 

김: 브람스는 옛날 작품으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했다. 경계나 한계 없이 음악을 만들었다. 작곡가들 젊을 때의 특성이다. 여기에 동질감을 느끼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자유롭게 편견 가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려고 하는 중이다. 

‘젊은 거장’ 수식어가 붙는 김선욱이다. 머라이 페라이어 대타 공연은 어땠나?
김: 그런 수식어는 낯간지럽다. 페라이어가 몸이 좋지 않아 프랑스에서 대신 공연을 하게 되었다. 좋았다. 긴장도 됐다. 대타였는데도 청중들은 선입견 없이 들어줬다. 

최근 런던에서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유?
김: 연주자에게 거주지가 중요하지는 않다. 런던에서 십년을 살았다. 독일어를 배우고 싶었고 베를린에 음악인 동료들이 많이 산다. 삶의 질 대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연주자에 대한 존중이 있어 편한 곳이다. 19세기 빈에서 파리로, 20세기 초중반에는 미국으로,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런던으로 예술가가 모였듯이, 지금은 베를린으로 예술가가 모이는 시기인 것 같다. 장소든 경험이든 지금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가까운 시기에 새 음반을 낼 계획은?
김: 지난 5년 동안 독주 음반 석 장, 협연 음반 석 장을 냈다. 번아웃된 상태다. 베토벤 협주곡과 브람스 소품집, 무소륵스키와 다른 작곡가와의 콤비네이션 음반을 계획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다. 내년 하반기 정도.

내년 해외 주요 일정?
김: 2019/20시즌에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과 교향곡 4번 지휘를 할 예정이다. 미국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파리와 런던에서의 독주회, 헝가리 첼리스트와의 듀오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한국 작곡가 신동훈의 곡으로 위그모어에서 세계 초연을 한다. 현대곡 연주에 대한 사명감 가지고 있다. 앞으로 연주기회가 많이 주어지길 바란다.

▲김선욱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김: 나는 독주회를 좋아한다. 온전히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다. 그만큼 제일 솔직할 수 있다. 올해는 나에게 다양한 의미로 중요한 해였다. 초심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연주자라는 직업은 좋은 직업인 반면 담력도 많이 필요하다. 외로움과 직업적 불안정함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넘어설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이번 공연을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받고 가시기 바란다. 음악으로 긍정적인 힘을 드리겠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또한, “어릴 때는 목표가 있었다. 이른 나이에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연주자가 되고나서는 목표가 없어졌었다. 10년 경력의 전문연주자로써 반복적인 일상에 지치기도 했다. 이번에는 십대 초반, 음악이 정말 좋아했던 그 감정을 다시 찾았다. 지금의 단계가 많은 의미가 있다. 초심을 찾았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간담회 내내 ‘좋다’는 말을 많이 뱉었다. ‘초심’이라는 단어도 함께였다. 이번 리사이틀이 기대되는 이유다. 연주자로써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청중매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휴대폰 벨소리는 연주에 정말 방해가 된다. 연주 중이든 전후든, 맥이 끊기는 느낌을 받는다며 자제를 부탁했다.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은 8월 31일 하남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9월 1일 화성 반석아트홀, 6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여주 세종 국악당 투어를 거쳐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문자영 withinnews@gmail.com                                                                              출처 위드인뉴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502398&memberNo=7039772&searchRank=193